예쁜 꼬마 선충은 어떻게 노벨상을 네번이나 탔을까
노벨상을 네번이나 탄 '예쁜 꼬마 선충'이라는 생물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우연히 들은 이름인데, 얼마나 예쁘고 귀엽길래 '예쁜 꼬마'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궁금하더라고요.
그런데 이런 귀여운 이름과 달리, 과학계에서는 예쁜 꼬마 선충이 아주 중요한 생물이라고 합니다.
이 생물 연구로 노벨상을 받은 사례도 무려 한번도 아닌 네번째라고 하는데요.
어떤 생물인지 한 번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예쁜 꼬마 선충(Caenorhabditis elegans, C. elegans)은 몸길이 1mm 정도 크기의 작은 선충으로,
일종의 기생생물이며 회충의 일종이며, 토양이나 썩은 유기물에 서식하여 박테리아를 먹고 자랍니다.
이름의 유래는 이 꼬마선충이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움직이기에
'우아하다'는 의미의 elegans 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외래어 기생충 명칭을 우리말 이름으로 개정하면서 예쁜 꼬마 선충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예쁜 꼬마 선충은 유전 연구와 생물학적 발견에 중요한 역할을 하여
많은 연구진들에게 노벨상과 연구 성과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최근 2024년에는 미국 과학자가 예쁜 꼬마 선충 연구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는데,
이들은 세포 내의 작은 RNA 조각인 마이크로RNA(microRNA)가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이 연구는 특정 유전자(mRNA)가 단백질로 전환되지 않도록 하는 기전을 발견한 것으로,
암이나 심혈관 질환 같은 복잡한 질병의 치료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번 발견은 유전자 조절의 완전히 새로운 원리를 드러냈다고 소개되었습니다.
예쁜 꼬마 선충 연구는 이 밖에도 다양한 노벨상을 받았는데,
2002년에는 세포 자살(프로그램된 세포사) 과정을 통해
생명 유지와 질병 발생 기전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했습니다.
또한 2006년에는 RNA 간섭(RNA interference)을 통한 유전자 침묵 기법으로 노벨상을 받았으며,
이는 현재 유전자 조절 연구와 치료제 개발에서 핵심적인 도구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2008년에는 노벨 화학상을 수상하게 했는데,
녹색형광단백질(GFP)를 만드는 DNA를 예쁜 꼬마 선충 등 다양한 생물에 집어넣어
생물의 기관을 선명하게 관찰할 수 있게 하는 연구였습니다.
이 뿐 아니라 예쁜 꼬마 선충 연구로 인해,
세포 계보 지도, 신경계 지도가 작성 되기도 하였고
전체 유전체 지도가 밝혀진 최초의 다세포 생물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밝혀진 예쁜 꼬마 선충의 뉴런과 신경 연결 정보를 프로그램에 입력하면,
완벽하게 동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인공 예쁜 꼬마 선충을 만들 수 있다고 하는데요.
본래 생물과 완전히 똑같은 생물을 프로그램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 참 놀랍습니다.
예쁜 꼬마 선충은 총 302개의 뉴런과 약 7,000개의 시냅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신경망이 단순하고 제한적인 덕분에 신경회로와 행동의 관계를 연구하기에 좋습니다.
이를 통해 각 뉴런의 역할과 상호작용이 어떻게 특정 행동을 유발하는지 분석할 수 있는데,
예를들어 후각, 미각, 학습과 기억, 움직임 조절과 같은 기본적인 반응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연구하고 밝혀낼 수 있습니다.
이는 복잡한 생물의 신경망 연구에 대한 기반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인간의 뇌 연구에도 영향을 미치고, 신경 질환의 치료법을 연구하는 기초 자료로 사용됩니다.
이렇게 다양하고 많은 분야의 연구에 예쁜 꼬마 선충이 사용되는 이유는 독특한 특성 때문입니다.
1. 작고 투명한 구조
현미경을 통해 세포 하나하나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습니다.
2. 적지만 다양한 체세포
약 1,000개의 체세포로 구성되었지만 유형이 다양한 세포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세포 운명과 분화 과정이 고정되어 있어 세포의 역할을 추적하기 쉽습니다.
3. 짧은 생애 주기와 빠른 번식
3~4일 정도로 생애 주기가 짧고 번식 속도가 빨라, 여러 세대에 걸친 유전적 변화를 관찰하기 쉽습니다.
이는 유전자 변이 등의 실험에서 연구 기간을 줄이고 많은 데이터를 얻는 데 도움을 줍니다.
4. 유전자 조작의 용이성
예쁜 꼬마 선충은 유전자 조작이 비교적 쉬워, 특정 유전자를 꺼버리거나 과발현 시켜
특정 유전자나 세포의 기능을 분석하는데 활용됩니다.
또한 인간과 유사한 유전자도 다수 포함하고 있어 인체 생리학 연구에도 유용합니다.
이런 다양한 연구에 도움을 주는 예쁜 꼬마 선충이 과학자들 눈에는 정말 예쁘지 않을 수가 없겠네요.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은 생물이지만, 과학계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니 감사해야겠습니다.